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칼럼

博愛 | 그것이 사랑 ◆◇◆ 타이베이 지하철엔 특별한 좌석이 있다. ‘박애석博愛席’. 파랗게 칠해진 이 좌석은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에도 거의 비어 있다.우리나라로 치면 교통약자 배려석이나 임산부 배려석 같은 개념인데,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표기되어 있는 박애석이라는 세 글자가 유난히도 오랫동안 마음 한편에 남는다. 대만의 성 소수자 단체 ‘퉁즈同志’의 정책실장 두쓰청杜思誠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“대만에서 동성 결혼은 평등과 인권의 문제로 인식된다”고 말했다. ‘박애’,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사랑하는 것. 타이베이의 사랑은 편견과 차별 없이 이 도시를 살아가는 모두를 향해 있다. 2017년 5월, 타이베이시에 위치한 대만 최고법원인 사법원이'동성끼리의 결혼을 제한해온 형행 민법은 위헌'이라는 판결을 내렸다.'성적 지향은 .. 더보기
데자뷔, 도플갱어 그리고 대만 ◆◇◆ 한국의 ‘도플갱어’ 같은 존재이자 데자뷔를 일으키게 하는 대만을 고찰하면 한국 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볼 수 있다. 한국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반사경 같은 나라가 바로 대만이다. 우리가 ‘눈에서 잠시 멀어진’ 대만을, 타이베이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. 데자뷔Déjà Vu와 도플갱어Doppelgänger 대만을 생각할 때마다 필자는 두 단어가 떠오른다. 대만에서의 유학 시절, 그들이 당면한 현실을 보며 어디선가 비슷한 상황을 겪어본 듯한 기분을 내내 지울 수 없었다. 아마도 그건 대만과 한국 두 나라가 마치 쌍둥이처럼 닮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. 전문가들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. 다수 비교 정치학자들은 ‘지구상의 가장 유사한 나라’의 사례로 남·북한이 아닌, 한국과 대만을 든다... 더보기